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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래동] 문래동 예술촌

KYOOSANG 2009. 4. 12. 23:20

 

 

 

"좋은 시도였다."
앞으로 몇 년 안에는 이런 평가를 가지고 막을 내릴지도 모른다.
주변의 개발의 추세를 봤을때 공장 이전, 보상 문제가 원활하게 해결된다면 바로 철거일 것이다.
이 곳에 세들어 예술활동을 하는 대부분의 예술가들도 이미 다 알고 있었다.
개발이 눈앞이라는 것과 본인들은 세입자 뿐이라는 것을.

이 곳은 기사와 인터넷에 올려진 사진들로 너무 미화가 됐다.
첫인상은 그냥 공장지역이었고, 생각보다 더 삭막하고 위험했다.
가로예술은 완성도가 부족했고, 흥미를 끌어내기 힘들었다.
사람들을 끌어들일 목적이었다면 너무 체계적이지 못했고, 노력이 부족했다.

그것이 아니라면 참 "좋은 시도였다."















누가 뭐래도 전에 없던 행동이라는 것은 확실하다.
공장지역에서 싼값에 작업공간을 얻고, 예술활동을 하면서 주변지역을 바꿀 수도 있을꺼라는
호기로운 생각을 실천에 옮겼다는 것은 백점이다.
무엇보다도 예술인이 열정이 보기좋았다.
방문자와 공감대를 형성하고, 함께 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드는 모습은 나의 성향과도 맞았다.
예술행사도 지속적으로 진행하고 있었고, 입소문을 타고 적게나마 지속적으로 방문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주변의 공장직원들도 나쁘지 않은 반응을 보이고 있어서 다행이라는 생각도 했지만.
사실 그런 태도는 호감을 가지고 있다기 보다는 무관심의 태도였다.
지붕을 활용하여 전시를 하고, 방문자들이 마음대로 들락날락 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 놓았다는 점도 훌륭했다.




















비관적으로 이곳은 몇 년새에 사라질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렇지 않게 할 수도 있을지 모른다.
홍대앞 어울마당길의 낮은 무허가 건물들이 허물어지지 않은 것 처럼
이곳의 예술가들이 이 지역의 주가 된다면 성공하는 것이다.

몇 가지 필요한 것이 있다.

이 곳 예술가들은 계속 열심히 예술활동해서 눈길을 끌고
계속해서 방문자와 관심을 가지는 사람들과 소통을 유지하고
인터넷 노출 횟수를 늘리고
작업실에 대한 표시를 조금 더 명확하게 해주고
도시설계분야의 튜터라도 하나 초빙해서
큰틀을 두고 동네를 꾸며나가는 거다.

뻔한 이야기지만
이 뻔한 이야기가 얼마나 힘든 일인지 - 혹은 아예 불가능할지도 -
몇 년이 지나고 이곳을 다시 찾으면 알 수 있을 것 같다.


난 미래 이곳의 존재에 대해 비관적이지만
그래도 "좋은 시도였다"로 끝나지 않기를 절실히 바라고 있다.






2005ⓒkyoos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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