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혀 두었던 필름을 현상했더니, 이미 떠난 옛 감정이 담겨있다. 이때, 높이서 멀리 내려다 볼 수 있었던 곳에 살던 때는, 바깥 세상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지켜보기 좋았다. 그게 바깥 세상과의 소통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지만, 그래도 우연치 않게 받게 되는 작은 감동이 많았다. 지금, 밖을 볼 수 없는 낮은 집에 사니, 거리로 나서기는 쉬워도 나도 세상에 속해 함께 살고 있다는, 마음의 편안함 같은 건 기대하기 어려워 보인다. 여러 이유로 낮은 집의 생활을 꿈꾸고 그렇게 외치고 다녔었는데, 조금씩 수정해야겠다. ⓒkyoosang
멀리 놀러 가던 날 일이 있어서 부천대 앞에 갔었다가, 이 지역이 보행우선구역 시범지역으로 선정(클릭)되어 최근에 완공되었다는 걸 기억하고 대충 요 앞만이라도 둘러보자고 가봤다. 우아. 차도가 도로를 90프로 이상 차지하던 때랑 분위기가 완전히 다르다. 보행자의 안전도 당연히 높아졌을 거로 생각한다. 보도에 광고물도 나와 있지만 크게 신경 쓰이지도 않는다. 사람이 다닐 길이 좁아 보이지 않아서 그런가. 다른 건 몰라도 차량 속도 줄이는 것과 걷기 좋은 환경 만드는 데는 충분히 효과가 높아 보인다. 다만, 다른 지역의 특화 거리를 봐도 마찬가지인데 녹지 공간이나 수목을 활용해 거리를 꾸미려는 시도가 많다. 근데, 이게 거리 분위기를 많이 죽이고 있는 것 같다. 적당히, 적절한 조경 수준이면 참 좋겠는데, ..
부천에는 많은 꽃 축제가 있다. 진달래, 장미꽃, 복사꽃도 있었나? 벚꽃 축제도 있었던 것 같다. 조금은 인공적인 경치인 것 같지만, 막상 그 꽃밭 안에 들어가 보면 기분이 좋다. 원미산이라고 부천 사는 사람은 대부분 알만한 뒷동산에 진달래를 잔뜩 심어서 꽃동산을 만들었다. 소문만 듣고 처음 가는 거라서 별로면 가차 없이 까야겠다고 생각했는데, 제대로였다. 제대로 된 진분홍 꽃동산이었다. 사람도 많고 복잡했다. 유치원에서 소풍도 많이 나왔더라. 입구에는 먹을거리를 파는 포장마차들로 개판이었다. 근데 개판이면 어때. 배고픈데. 먹어야지. 진한 핑크를 배경으로 울고불고 북적북적. 옥수수냄새, 막걸리 냄새, 보기 좋고 듣기 좋고, 향기도 좋다. 그리고 평일 대낮 시간에 꽃구경을 할 수 있는 사람이 이렇게 많은..
부천국제만화축제(http://www.bicof.com/2011/main.asp)에 다녀왔다. 마지막 날인데다가 주말이라 관람객이 많았다. 만화하면 애들 문화라고 생각되는 만큼 아이들이 많았다. 그만큼 시끌벅적했다. 이 행사는 모르고 있던 새에 벌써 14회란다. 그만큼 알찬 프로그램과 전시로 채워져 있겠거니 했는데, 그다지 꽉꽉 채워져 있어보이지는 않았다. 그래도 뭐 작은거 하나만 있어도 워낙 알아서 잘 노니까 불만족 없이 잘 구경하고 왔다. 내년에는 더 재밌게 해주세요. 이제껏 우리 동네에서 일어나는 일들에 관심이 별로 없었다. 올해는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와 부천국제만화축제에 가서 놀았는데, 좋더라. 큼지막하고 재미있는 행사들이 오랜 시간동안 사라지지 않고 지속된다는게 쉬운일이 아니기 때문에 그 노력들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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