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있게 봤다. 2015년 칼데콧 상을 받은 그래픽 노블이다. ‘그해 여름’이라는 제목으로 번역본이 있기는 하지만, 애들을 타겟으로 하는 이야기인 것 같아 어렵지 않겠거니 생각하고 영문 원작으로 봤다. 하지만 역시 어려웠다. =.,=;; 선이 굵은 그림인데도 불구하고 디테일이 충분히 살아 있다는 게 놀라웠다. 푸른 색의 부드러운 흐름을 나타내는 선들이 보기 좋았다. 수영하고 춤을 추고 뛰어 노는 역동적인 움직임도 자연스럽고 부드러웠다. 그림을 보고 있자면 참 배울 게 많고 기분 좋은 작품이다. 그 중 한참 동안 못 넘기고 봤던 장면은 문제의 주역을 담당하고 있는 남자 아이가 자전거를 타는 모습을 두 페이지에 걸쳐 담아 놓은 장면과, 여자 주인공의 엄마가 바다에서 사람을 구하고 나서 술 한 잔 할 때, 와..
오가와 요코, 김난주 번역, 현대문학 재미있다. 작년 언젠가 술자리에서 선배가 재미있다면서 추천해 준 소설이다. 메모해 두었다가 다음날 당장 사보려고 인터넷에서 찾아봤는데 절판이었다. 중고책으로는 사서 보기 싫어서 그냥 잊었다. 최근 한참을 한가하게 지내다가 갑작스럽게 일이 몰아쳤던 적이 있었다. 기분 전환이라도 할 겸 가볍게 읽을 소설을 찾다가 문득 이 책이 생각나서 다시 인터넷 서점을 뒤졌다. 이번에는 나와 있길래 샀다. 책상 위에 꽤 오래 올려져 있다가 일없는 주말 동안 다 읽었다. 이렇게 단숨에 책을 다 읽어버리는 게 나에게는 흔치 않은 일인데, 딱히 푹 빠질 정도의 매력 이 있는 내용은 아니었으니, 그냥 양이 적어서 그랬나 보다. 소설책 대부분에는 본체에 붙어있는 표지 말고 분리되는 종이 표지가..
누가 재미있다고 권하길래 당연히 소설책인 줄 알았다. 제목만 봐도 아닌 게 딱 보이는데, 왜 그때는 그렇게 생각했을까. 이게 내가 생각하던 소설이 아니라는 걸 깨닫는 순간 삐딱해졌다. 꾸뻬 씨가 행복이라고 생각하는 것들이 나랑 무슨 상관이라고. 참. 그러다가 잠시 받아들였다. 그래. 뭐가 어떻든 좋은 의도로 만들어진 책이니 보면 좋겠지. 하지만 이야기가 재미없다. 좀 막장스럽기도 하고. 이야기책이라고 하기에는 부족하고, 의견을 쉽게 전달하기 위한 스토리텔링 정도. 꾸뻬 씨가 메모한 많은 행복의 요건(?)에 대해서는 다 공감한다. 그게 다는 아니겠지만, 그래도 그런 항목을 보고 있자면 투덜댈 게 많다. 행복은 마음가짐이니까. 아마 꾸뻬 씨가 작성한 행복에 대한 메모를 주욱 모아놓고, 나는 어떤가 생각해봐야..
재미있다. 조선 시대의 우리나라 도시가 어땠나 감이 잘 안 와서 이책 저책 보고 있다. 가장 먼저 읽은 책이 이것.새 책은 팔지 않길래 중고로 사서 봤다. 중고 책이라니.. 1900년대 초 일본이 동아시아에서 판을 치고 있을 시기에 종군기자로 일본에 머물고 있던 아손이라는 스웨덴 기자가 일본으로부터 취재를 거부당하고 할 일이 없어 조선으로 배 타고 들어온다. 기자 신분이라고 하면 당연히 빠꾸 맞을 것 같아서 상인이라 속이고 부산항으로 들어왔는데, 때마침 경부선 철도의 개통 날과 맞아 떨어져 첫 운행 열차를 타고 서울로 올라올 수 있었다. 그리고 겪은 좌충우돌 에피소드들과 당시의 도시 풍경, 조선인의 특성, 일본인의 특성, 외국인이 바라보는 조선의 모습 등 다양한 이야기가 펼쳐지는데... ...정도가 네이..
어떻게 소설을 읽어야 하는가? 문학이라는 것을 이해하려면 아직도 멀었다. 아! 문학은 이해하는 것이 아니라 느껴야 하는 것인가? 좋은 문학, 좋은 소설이 있다면 그게 어떤 건지 좀 알아 놓아야겠다. 팅커 테일러 솔저 스파이라는 극찬을 받는 영화를 보고 나서 뭔가 명확하지 않고 아리송한 기분이 들었다. 그래서 책을 읽었다. 그리고 느낀 게 바로. '좋은 작품을 내가 잘 못 알아보는구나.' 책을 읽고 나서도 영화에서 느낀 것처럼 뭐가 뭔지 어수선하고, 전체적으로 체계가 부족한 기분이 들었다. 작가인 존 르 카레는 전 세계인이 인정한 거장이니 내가 부족한 거라는 건 분명하다. 이 소설은 스마일리라는 귀여운 이름의 주인공이 영국 비밀 정보기관에 잠입한 소련 스파이를 잡아내는 과정을 다루고 있다. 스마일리는 집단..
재미있다. 좀비가 사람이 된다는 건 이해할 수 없지만, 작가가 그렇다면 그런 거라 일단 생각하고 넘어가겠다.그래도 내가 참 고지식한 인간이라서 그런지, 내 지식으로는 그래도 이해를 못 하겠다. 읽는 내내 계속. 이해를 거부했다. 여튼 그건 그런거고. 좀비는 종류가 참 많은데, 여기의 좀비는 아마 사람이 보니라는 뼈다귀 같은 것들한테 물려서 죽었다가 되살아난 놈들인 것 같다. 근데, 보니는 뼈다귀라서 회복할 수 없지만, 좀비는 서서히 회복이 되나 보다. 사람을 뜯지 않는다는게 전제인가? 그것도 그렇다 치고. 이거. 무시하면서 읽기 시작했는데, 재미있게 잘 봤다.개인적으로 내 흥미를 끌기 충분한 몇 가지 이유가 있었다.좀비, 스타디움, 예쁜 여자.도시에 지어진 건축물 중에 스타디움이 가진 비일상적인 규모와 ..
나는 잘 모르고 있었지만, 세간에는 아주 유명한 은희경이라는 작가의 소설이다. 컬투쇼 듣다가 소설가가 나왔길래 아무거나 집어 들고 읽어보았는데, 재미있다. 사건보다는 등장인물의 개성이 강조되는 이야기, 등장인물마다 에피소드 하나씩, 이런 이야기가 읽기 쉽고 재미있다. 원미동 사람들 같아. 허석 할머니 이형렬 이모=영옥씨 삼촌=영훈 나=진희 미쓰리 광진테라 아줌마 광진데라 아저씨 박광진씨 재성이 장군이 엄마 문화사진관 아저씨 뉴스타일양장점 아줌마 종구 점례 이선생님 최선생님 해피, 막 싸우고 바람피고 죽고 그런다. 또 다른 재미는 내가 살아보지 못한 때의 모습을 보여준다는 것이다. 난 미래의 공상적인 이야기보다는 실제 있었던 과거의 모습을 배경으로 묘사하는 이야기가 더 흥미롭다. 마지막으로는 요새 다시 보..
공지영의 의자놀이를 읽은 지 서너 주 지났다. 책이 남긴 인상이 매우 컸지만, 지금은 그 당시의 화끈하던 기분이 많이 가라앉았다. 나도 냄비인가. 그땐 쌍용차 관련 동영상과 기사를 죽 찾아보며, 기자 놀이도 하고, 왜왜왜! 끊임없이 생각하고, 근본적인 문제가 무엇인가 찾아보려 이념, 기조, 경제 이론 같은데 관심도 돌려보고 했다. 사람이 누구나 그렇겠지. 중요한 무엇인가를 항상 생각하고 생활 속에 두고 있지 않으면 누구나 이렇겠지. 이렇게 내 생활하느라 중요한 것을 하나하나 잊고 살아가겠지. 그런 모습이 좋지 않다. 그렇게 잊고 지내고 싶지 않다면, 항상 다시 생각해 내야 한다. 가까이 두고 싶은 이슈들은 항상 가까이 두고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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