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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하게도 오늘 나와 접한 모든 사람들은 (나를 비롯해서) 기분들이 우울하고 짜증나고 드러웠다. 어머니도 아버지도 소선이도, 우리 개조차도(사람은 아니지만)우울해보이더라, 버스기사 아저씨도 55번 버스를 탄 승객도, 지하철 문닫는 아저씨도, 최악의 월요일 아침을 맞은 나와 같은칸에 타 있는 사람들도, 택시기사 아저씨도, 회사동료들도, 보라도, 윤정이도, 누구도 누구도, 누구 하나 기분좋은 사람이 없었다.
나, 나는 오늘 최고의 하루를 보낼 수 있으리라는 기대감에 눈을 뜨고 준비를 하고 밥을먹고, 누구의 기분도 개의치 않고 즐거움을 준비하고 있었는데. 8시 신도림을 떠나 8시50분 역삼에 도착한 비호감 녹색 지하철2호선 덕분에 최악의 하루를 보냈다.
오늘은 바로 그런날이다. 누구도 즐거워서는 안되고, 행복하고 기뻐서는 안되는 날. 기대도 말고, 흥분도 말아라. 오늘은 누구나 우울해야하는 1월의 마지막주 월요일이다. 그냥 그러려니 하고 더러운 기분을 만끽하며 남은 하루를 살아야지.
아혀=3 하고 한숨한번 쉬면서 하늘이나 한번보자~!!!! 하려니. 고개들면 형광등 빛나는 텍스천정이요, 그나마 창밖에 하늘봐도 우중충하기만 하고, 나무는 흔들리는데 얼굴엔 찬바람 한톨도 안부딫히고, 참.. 갑갑하고, 더 우울해 지더라.
'나' 만이 아니라 '누구나' 기분이 다 그렇다니, 이상하기도 하지만, 원래 그런가 싶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남들하고 똑같은 기분으로 산다는게 자존심 상하기도 하고, 마음에도 안들고, 그렇다고 웃자니 나오지도 않고. 그냥저냥 이상하다 생각하면서 계속 이상하게 하루를 보내야지.
참고로, 오늘 들뜨고 마냥 즐겁게 웃는 사람을 못본건 아니다. 이 글에 넣었다가 맥락에서 벗어나길래 뺐는데, 점심에 찾아간 고기집직원들은 마냥 웃더라, 저녁에 시킨 자장면집 배달아저씨도 마냥 웃더라.
200702ⓒkyoos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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