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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 영화

땅은 사유재산이다

KYOOSANG 2009. 11. 16. 22:43


  

   김정호| 나남| 2006.03.30

 


      땅은 사유재산이다. 우리나라에서 땅은 사유재산이 맞는데 왜 이런 글을 썼을까? 이 책은 땅이라는 재산이 국가에 의해 재산으로서의 역할을 못하고 있는 일부분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다. 저자는 아마 우리나라의 땅이 “모두 다” 소유자 원하는 대로 사용하고, 팔고, 이익을 얻을 수 있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다는 것을 말해주고 싶어 하는 것 같다.
      이 책은 자신이 가진 토지의 가치가 정부에 의해 얼마나 제약을 받고 있는가를 잘 모르는 일반인들에게 쉬운 말로 설명해 주고 있다. 정부가 행하고 있는 잘못과 우리의 재산에 대한 참견들을 다양한 사례, 다른 나라와의 비교, 이론에 대한 쉬운 설명 등을 통해 말해준다. 이것을 읽은 일반사람들은 몰랐던 문제를 확실하게 인지할 수 있을 것이다. 더 나아가 이제 나의 재산권 침해를 막기 위해 어떤 행동을 시작할 수도 있을 것이다. 걱정되는 것은 우연찮게 이 책을 읽고 마음이 넘어가 다른 관점의 것의 옳고 그름을 따지지 않은 채로 토지에 대한 개념을 만들어 버리지 않을까 하는 것이다. 이런 걱정에도 불구하고 토지 소유자들은 오히려 이런 글을 기다리고 있지 않았을까? 나의 재산을 지켜주는 이러한 논리적 글은 국가의 규제에 대항하는 아주 큰 기초지식을 준다. 이 책은 나에게도 많은 지식 습득과 깨달음에 도움을 주었다. 적어도 나는 중간의 눈을 가졌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이 책의 내용에 전적으로 동의하지만은 않았고, 이제 다른 글을 읽어보려고 찾는다. 하지만 토지를 소유하고 있는 일반 독자들도 그런 생각을 할지는 의문이다.
      책의 구성을 살펴보면 먼저 사유재산에 대한 설명과 필요성을 기술한다. 이어서 국가가 행하는 규제를 비판하고 적절한 규제에 대해 이야기 한다. 그리고 토지공개념에 대한 비판과 토지소유에 대한 당위성, 토지시장에 대한 자유거래의 필요성, 개발의 제한과 토지규제에 대한 비판 및 바람직한 도시계획의 방향, 토지 관련 세금의 부당성, 토지 사유재산제를 부인한 헨리 조지 사상에 대한 비판 등을 담고 있다. 전체적으로 봤을 때 반박할 수는 없지만 쉽게 납득하기 어려운 내용이 있었던 반면 도시계획의 바람직한 방향을 제시하는 일부 내용이나 현재 정부에 의한 규제의 부당함을 이야기 하는 부분에서는 주장에 동의하기도 했다.

 

      이 책은 시종일관 땅을 사유하게 하고 자유거래에 맡겨놓으라고 말한다. 그런 덕분에 도시계획을 공부하는 사람의 입장에서는 읽는 내내 반발심이 생겼다. 나도 모르게 저절로 비판적으로 책을 읽게 되었다. 저자가 하나의 논제를 제시하고 문제를 풀어 가면 나는 자동적으로 그렇게 하지 않을 경우를 생각했다. 재미있었던 부분은 어떤 논점의 글을 읽으면서 이건 맞지 않아 다른 경우도 있을 수 있어 라고 생각을 하고 있으면 바로 다음에 그것에 대한 내용을 다루고 있다. 상당한 치밀함과 다양한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글을 썼다는 것이 느껴졌다. 내가 많은 지식을 가진 상태에서 이 책을 읽었다면 글에서 간과하고 있는 더 많은 가능성과 사유재산을 제한 할 수밖에 없는 이유를 제시할 수 있었을 것이라는 아쉬움이 남았다. 그만큼 많은 물음표를 가지고 책을 읽었다.
      그 중 메모해 두었던 몇 가지 물음표를 순서 없이 떠올려보면, 자유시장경제가 현제 문제없이 잘 돌아가고 있는가? 재산권을 인정한 자유로운 개발로 인해 발생하는 고층화, 자연의 훼손, 도시 확산 등은 문제는 간과될 수 있는가? 외국인들이 규제 없이 다량의 토지를 소유한 후 이 땅을 정치적 목적으로 사용할 위험은 없을까? 도시의 형태 및 구조와 관련된 도시 전체의 모습은 삶의 질과 관련이 없다? 도심부 인구밀도가 낮은 것은 토지를 비효율적으로 사용했기 때문인가? 그것은 도심의 주택 가격이 높기 때문에 발생하는 현상이 아닐까? 등이다. 두서없이 나열을 하기는 했기는 했지만 이보다 더 많은 질문들이 글을 읽으면서 떠올랐었고 이런 질문들이 틀리지는 않았는지 생각하느라 많은 시간을 보내기도 했다.
      누구나 자신의 토지에 대한 가치를 극대화 시키고 싶어 한다. 정부가 주도하는 규제는 이런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한 도구로 사용되어야 한다. 시장의 논리에 따라 스스로 토지의 용도와 밀도를 결정하여 개발을 했을 때 발생할 수 있는 시행착오를 막는 역할이 바로 토지 규제가 되어야 한다. 토지를 시장의 흐름에 맡기는 것이 좋다는 데에는 공감한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조금 더 생각해봐야 할 것이다. 토지 규제를 최소화 하려는 다른 나라와의 가장 큰 차이점은 택지 혹은 대지로 사용할 수 있는 땅이 적다는 것이다. 한 번 지어지면 다시 허물기 어렵기 때문에 계획에 따라 움직이는 것이 경제적이라 생각한다. 물론 여기서의 계획은 주어진 상황을 최대한 분석하고 미래 발생할 수 있는 가능성을 최대한 반영한 합리적인 계획이어야 한다.
      이런 시장실패의 사례를 통한 나의 비판은 책의 내용 중 일부분에 한정되며, 몇 가지 사례에 대한 비판일 뿐이다. 이 책이 다루고 있는 내용의 더 큰 덩어리는 토지에 대한 정부의 정책에 대한 것이다. 토지초과이득세, 택지소유상한제, 개발부담금, 토지세, 보유세, 거래세, 재산세 등의 세금에 대한 내용과 재산권을 축소시키는 각종 규제에 대한 비판이 글을 쓰게 된 더욱 큰 목적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런 비판에 대해서는 크게 문제시할만한 것이 없었다. 왜냐하면 나도 그렇게 생각하기 때문이다. 이런 정부의 제도가 분명 토지의 효율적이고 합리적인 사용을 위해 내놓은 정책임은 그 목적을 보면 알 수 있다. 문제는 너무 짧은 시간에 해결해 내려는 무리한 정책의 도입과, 그 이전에 문제의 본질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부분을 들 수 있다. 이런 토지 정책이 가진 문제를 책에서는 구체적으로 설명하고, 적나라하게 비판하고 있다.
      종합해 보면 저자는 땅은 사유재산이라는 것, 사유재산은 정부의 개입이 최소화 된 자유시장경제에서 움직여야 한다는 것을 말하려고 한다. 그러기 위해 우리나라는 땅에 대한 재산권이 정부에 의해 많은 침해를 받고 있다는 것을 설명하고, 그로 인해 발생하고 있는 문제에 대한 다양한 사례를 제공하고 있다. 또한 토지의 사유재산제를 철저하게 부정한 이론을 비판하면서 자유재산으로서의 토지를 옹호한다. 도시계획의 실패 사례를 제시하면서 바람직한 도시계획을 위한 지침을 추천하기도 했다.


      이 책을 짧은 지식을 가진 내가 평가를 하면 왠지 객관성이 없을 것 같아 뒤표지에 있는 여러 서평 중 가장 인상적이었던 서평의 도움을 받아 평가하려 한다. 서강대학교 경제학과 김경환 교수는 이 책에 대해 “토지시장이 완벽하지는 않지만 정부규제 역시 완전하지 않다. 이 책은 좁은 국토를 효율적으로 이용하기 위해서는 사유재산권의 인정을 통해 적절한 인센티브를 부여해야 한다는 사실을 명쾌한 논리와 풍부한 사례를 들어 설득하고 있다. 감정과 편견을 접어놓고 우리나라 토지문제를 냉정하게 바라보기 원하는 독자들에게 필독을 원한다.”라고 말했다.
      김경환 교수님의 서평은 이 책에 대한 나의 생각과 100% 일치한다. 이 책은 서평에 있는 그대로 그러한 내용을 담고 있다. 또한 마지막 문장처럼 감정과 편견을 접어놓고 우리나라 토지문제를 냉정하게 바라보기 원하는 독자들이 읽으면 좋은 책이다. 그런데 토지문제를 냉정하게 바라보기 원하는 독자들이 해야 할 일이 하나 더 있다. 이제야 겨우 토지에 대한 철저한 사유재산 보장이라는 하나의 관점을 알았으니, 다음으로 토지공개념이라는 관점에서의 토지를 알아보는 것이다. 이 책은 재미있고 읽기 편하다. 별점을 준다면 5점 만점에 4.5개를 주고 싶다. 하지만 너무 자신의 주장에 이로운 내용만 집어넣었기 때문에 별 두 개를 깎겠다. 토지공개념이 이로운 부분도 있다, 국가의 토지정책이 한편으로는 매우 합리적일 수도 있다는 내용은 다루지 않더라도 적어도 땅이 “모두 다” 사유재산이 되기 힘든 이유를 한쪽에다 비중 있게 이야기 해 줬다면, 별점 두 개는 더 받을 수 있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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