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아주 간만에 부천대 앞에 갔는데, 간판이 정비되어 분위기가 완전히 달라져 있었다. 간판은 다른 도시와 크게 다르지 않은 디자인이지만 다른 곳에서 느꼈던 것과는 사뭇 다른 느낌이 들었다. 왜 다를까?
거리 규모 때문일 수 있다. 기존 대부분의 간판 정비사업은 대로변 건축물을 대상으로 하였는데, 이곳은 이 차선의 작은 규모이다. 그래서 거리를 걸으면 건축물과 나와의 거리가 가깝게 형성되고 시선은 자연스럽게 전방으로 향해, 한눈에 같은 크기라고 느낄 수 있는 간판의 양이 적다(간판 하나를 바라보고 있으면 그 옆의 간판은 더 멀리 있기 때문에 작게 보인다). 이러한 이유로 간판의 크기가 다양하게 변화하는 것처럼 느낄 수도 있다. 즉 다른 대상지에서 느꼈던 획일적인 분위기가 사라진다.
달리해볼 수 있는 추측은 거리의 분위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대로변 중-고층 건물에 설치된 간판들(이곳과 같은 디자인이다)이 건축물 분위기와는 이질적인데 반해 부천대 앞의 건축물과는 상당히 잘 어울린다. 전자의 건물들에는 알록달록한 간판보다는 차라리 단색으로 통일된 간판이 더 어울릴 것 같다. 건축물의 세련된(?) 재료, 딱딱한 느낌 때문이다. 부천대 앞은 낮고 다양한 건축물 형태가 만드는 분위기, 그리고 주점, 약국, 식당, 카페, 제본소 등 대학로의 다양한 용도로 만들어진 분위기가 알록달록한 간판을 어울리도록 하는 것 같다.
기존의 간판을 어떤 간판으로 교체하여야 하는가를 결정하는 것이 가장 어려운 고민이고, 이를 위해 중요하게 생각해야 할 것이 어울림이라고 많은 전문가가 조언한다. 그 장소에 잘 어울리는 간판에 대해 고민하라고. 거리의 규모 때문인지 분위기 때문인지 다른 무엇 때문인지는 모르겠지만, 이 곳의 간판은 주변 환경과 매우 잘 어린다. 당장 기억해보면 여태까지 본 간판 정비사업의 결과 중 최초의 만족감인 것 같아. 잘했네.
---
개인적으로는 대상지의 장소성이나 어울림을 강조하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이 표현의 완성도라고 생각한다. 간판으로서의 기능에 재치가 더해진 표현, 그리고 적절한 배치와 공들인 시공. 조금 더 과감한 시도가 필요하다.
말은 쉬워요.
진안군 백운면의 아리따운 간판 정비 사례를 보자.
http://blog.naver.com/mltm2008?Redirect=Log&logNo=130044919351 <- 진안군 백운면 간판정비(국토해양부블로그)
[출처] 부천시원미구 > 중3동 간판정비사업에 대한 기대 |작성자 김만수
'장소' 카테고리의 다른 글
[부천시]부천시립중앙도서관 자전거 주차장 (0) | 2011.08.18 |
---|---|
[서울]이대앞 거리 (0) | 2011.08.10 |
[국립고궁박물관]아름다운 덕을 펼치다, 창덕궁展 (0) | 2011.07.24 |
[부천]돼지 도로화분 (0) | 2011.07.20 |
[서울 홍제동]개미마을 (0) | 2011.07.11 |
- Total
- Today
- Yesterday
- 하늘
- memo
- Drawing
- 홍콩
- 사진
- 제주도
- 펜
- F100
- DIGITAL
- 부천
- 드로잉
- 토이카메라
- 마음흔적
- 리뷰
- music
- 다짐
- 집
- 책
- movie
- 서울
- 영화
- 부천시
- 여름이
- 여행
- 그림
- Nikon F100
- 일상
- 태그를 입력해 주세요.
- Book
- kyoosang
일 | 월 | 화 | 수 | 목 | 금 | 토 |
---|---|---|---|---|---|---|
1 | 2 | |||||
3 | 4 | 5 | 6 | 7 | 8 | 9 |
10 | 11 | 12 | 13 | 14 | 15 | 16 |
17 | 18 | 19 | 20 | 21 | 22 | 23 |
24 | 25 | 26 | 27 | 28 | 29 | 3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