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밤중에 크리스마스트리를 꾸몄다. 처음 열었을 때는 허리춤에도 안 차는 높이가 왜소해 보였는데, 꾸미고 나니 불긋불긋 활기있다. 정신없이 우왕좌왕하던 최근 생활에 작은 자극이 됐다. 누구나 바라는 즐거운 일상이라는 게 작은 이벤트와 마음가짐이면 어느 정도는 만들어지는 것 같다. 일이 그걸 다시 없애 버리지 않으면 좋겠다. 몇 번을 생각해도 좋아서 하는 일인 건 분명한데, 왜 종일 투덜대는지 모르겠다(사실은 안다). 그런 면에서 보면 결혼을 잘했다. '사랑하니까' 같은 감성적인 걸 떠나서, 그냥 아내가 함께 있으면서 옆에서 꼼지락 되는 게 내게 도움이 된다.
자리를 못 잡고 있던 시디플레이어를 고정했다. 더 할당할 벽이 없어서, 과감하게 사용 안 하는 문틀에 박았다. 벽보다 고정도 쉽고, 좋은 선택이었다. 무인양품의 많은 제품이 그렇지만 이 시디플레이어는 정말 쓰잘데기 없이 비싸다. 인테리어 디자인 소품으로서의 가치를 제외하면 기능, 사용 편의, 음질 등에서는 별로 좋은 게 없다. 왜 쓰냐면, 그냥 있으니까 쓴다. 왜 이게 있느냐면 무인양품 빠순이가 컬랙션으로 샀기 때문이다. 그 빠순이는 어쩌면 이걸 사고 단 한 번도 플레이 버튼을 안 눌러 봤을지도 모른다.
조카들에게도 주지 않은 어린이날 선물을 내가 가지려고 하나 샀다. 이게 뭔 시리즈인지는 모르겠고, 건담하고 관련 있는 건 확실하다. 건담은 사 놓으면 먼지가 엄청 쌓일 것 같아서 먼지 닦기 좋게 생긴 걸로 골랐다. 반다이에서 만들었으니, 메이커네. 아. 일제 관절 프라모델은 감탄이 절로 나온다. 이리저리 움직일 수 있게 만든 메카니즘이 대단하다. 오랜 시간 수많은 제품이 나왔으니 그러려니 할 수도 있지만 새삼스럽게 또 대단하다. 껍데기에 가려져 겉으로 드러나지 않는 부품까지도 설비 모양을 다 찍어 놓은 '집착'도 대단하다. 역시 일제가 최고네.
휴대용 커피 그라인더가 생겼다. 이러다가 걸어 다니면서 커피 내려 마시겠네. 갈아놓은 원두 한 봉지를 다 쓰는 데 걸리는 시간이 너무 길다. 커피 향이 다 날아가 맛대가리 없는 커피를 마실 수 없다는 핑계로 커피 그라인더를 사야겠다고 결심했다. 그래서 아이쇼핑 전문가인 임주연에게 선택을 맡기고, 생일선물 사준다는 동생에게 결재를 맡겼다. 그랬더니 하루도 안 지났는데 집에 와 있다. 박스를 열었는데 싸구리 박스에 온통 일본어밖에 없다. 일본제품인 건 분명하다. 생각하고 있던 고풍스러운 그라인더가 아니라서 실망했다. 게다가 작다. 손바닥만하다. 뭔 싸구리 장난감 같은 걸 골랐나. 그래도 사줬으니 써야지. 해서 사용법을 찾아봤는데, 오 이거 제법 유명하고 많이들 쓰나 보다. 이전에 임주연이 그라인더 뭐시기, ..
바야흐로 자전거의 계절이 왔으므로 나도 자전거를 꺼내서 타야지. 그러나 타이어에 바람이 다 빠졌다. 생각해보니 근처에 자전거 점포가 어디있는지도 모르겠고, 그냥 내 펌프를 샀다. 찾아보니 이게 제일 유명하구나. 지요 GF-55P. 자전거 타이어 바람구멍이 세 종류인가 있나본데, 다 사용 가능하다. 유소선의 로모티브는 던롭 구멍이라 캡만 빼고, 호스 끼고 열라 펌프질 했다. 간단하군. 공기압 게이지가 있어서 얼마나 들어갔는지 확인 가능하다. 대략 60정도 넣고 아이스크림 사러 ㄱㄱ. 올해도 잘 버텨라 자전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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