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핸드폰 진동소리에 놀라 시계를 보니 자정이 가깝다.

핸드폰 너머로 들리는 익숙한 목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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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야 영화 한편 보자구...?

내일 하기로 마음먹었던 이런저런 일들이 머릿속에 떠올랐다.

오늘은 일찍 자야되는데 하는 생각에 적당히 거절할 단어를 궁리해 보는데...


‘오늘
좀 우울하다. 글쎄... 이유같은건 모르겠어.영화 한편 보고 싶은데 같이 보자

 마땅히 거절할 적당한 이유가 생각나지
않는다.

시간편성표나 한번 인터넷으로 알아보구 다시 연락준다고 하여 일단은 전화를 끊었다.

그런데 아무리 녀석과 둘이서만 영화를 본다는게 내키지 않았다.

차라리 맥주나 한잔 하자고 해도 싫다하니 혹시 나를 대신해 녀석과 같이 영화를
봐줄수
있는 다른 친구가 있을수도 있다는 생각에 B한테 연락을 해보았다.


사람의 마음이 간사하다고 했던가? B와 전화통화를 하다보니 

다같이 영화나 한편 때리고, 맥주나 한자 하자 라는 식으로 얘기가 바뀌고 있었다.


‘A가 영화 보여준대. 너도 보여달라고 해봐’


A에게 다시 전화를 걸었다.

‘B도 같이 볼 수 있다는데, C한테도 연락해봐. 다 같이 영화끝나고 맥주나 한잔하게’


영화나 한편 같이 봐달라고 부탁하던 A군의 뜻과는 전혀 다른
‘A가 영화 보자고 하니
다같이 보자’로 바뀐것이다.

A는 술마시기 싫다고 했었다.
그때는 미쳐 생각지도 못했다.


어찌 되었던 A군은 총 4명의 영화 티켓과 팝콘, 음료수 그리고 영화가
끝난 후의 맥주까지 고스란히 계산을 해야했다.


거기서 그쳤으면 좋았을것을...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A군네 집으로 몰려갔다. 다들 아쉬웠겠지...
당연히 맥주와 안주거리를 사가지고

물론 계산은 A군의 몫이었다.

A군과 다른 C군이 심심풀이로 카드게임을 시작한 것까지야 어쩔 수 있으랴!

원래 자주 두 녀석이 그런식으로 무료함을 달랬으니...
구경하던 나와 B조차도 항상 즐기고 있었으므로...
단지 잃는자와 따는자가 정해져 있을뿐!

당연하게도 A군은 잃는자였으며, 녀석은 그렇게 수만원 가량을 C군의 호주머니에
넣어줬다.


B와 C는 집에 가서 자야 한다고 먼저 가고... 난 A군의 집에서 아침까지 잠을 청했다.


오늘 A는 즐거웠을까?

아침에 눈을 뜨니 괜시리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기분은 좀 괜찮냐?’


‘....아...? 응. 그렇지 뭐. 재밌었어’


영화나 한편 같이 보자던 A는 사려깊지 못한 친구때문에 한달 점심값을 써버렸다.
그때는 전혀 생각조차 하지 못했다
.

녀석이 써버린 돈보다....
우울한 친구를 너무나 가볍게 대했던 나의 당연스런 태도가 잘못됐다는걸...


친구란  그러면 안되는 거였는데...



                                                             
                                                   ~ ㅂㅌㅌㅐ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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