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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럴수가. 비키니 장면이 안나오잖아. 속았다. 그래도 괜찮아. 비키니보단 속옷이 더 좋으니까. 

한국영상자료원의 시네마테크(http://www.koreafilm.or.kr/cinema/index.asp)에서 창작집단'키노망고스틴' 동시상영전을 한다고 해서 갔다. 전작인 이웃집 좀비는 안봤고, 신작인 '에일리언 비키니(http://blog.naver.com/bikini2011)'를 봤다. 영화 상영 후 감독, 연기자들과의 대화 시간도 마련되었다. 

키노망고스틴(http://blog.naver.com/50punk)이라는 집단은 어떤 집단인지 잘 모른다. 오늘 처음 들어봤다. 이웃집 좀비라는 영화는 보려다 넘겼었는데 그 영화를 만든 집단이라고 한다. 관련된 기사를 참고하면 대략적으로는 알 수 있다(경향신문 기사 :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1108242124495&code=960401).

이 영화는.... 재미 있다.

아무런 사전 정보없이(포스터만 보고 갔다, 내용도 전혀 모르고 있었다) 봤다. 일단 화려하고 수준급의 완성도 높은 액션신이 퍽퍽 나오고, 범 우주적인 배경을 가지고 있는 듯한 장면들과 피가 난무하는 고어, 정곡을 찌르는 개그코드, SF를 지향하는 듯한 주제 그리고 온갖 잡 지식이 난무하는 대사들이 가득하다. 관객들을 위한 배려로 쉬어가는 광고 타임도 있다. 또한! 여주인공이 거의 대부분의 시간을 속옷만 입고 있어! 우악! 그래서 재미있다.

전체적인 스토리는 모르고 가는게 더 재미있을 것 같다. 내가 그래서 재미있었으니까. 그래도 짧게 살펴보면, 


"웰빙은 물론 바른생활과 정의사회구현을 몸소 실천하는 숫청년 영건. 그가 밤마다 도시를 배회하는 건 결코 외로워서도, 잠이 안 와서도 아니다. 오직 서울이라는 도시의 평화를 걱정하는 ‘도시지킴이’라는 직업 때문. 누가 시킨 것도, 돈 되는 일도 아닌데 영건은 이 무료봉사를 목숨 걸고 수행 중이다. 

 그러던 어느 날, 그의 귀에 밤하늘을 가르는 한 여자의 비명이 포착된다. 격투 끝에 괴한들의 손에서 여자를 구해내고 자신의 집으로 피신시킨 영건. 그는 뇌쇄적인 그녀에게 단박에 반하지만 여자는 종족번식을 위해 지구에 급파된 에일리언으로 날이 밝기 전에 최상의 정자를 얻어 수정해야 하는 몸이다. 그러나 영건은 순결서약 절대 신봉자로 아무리 그녀를 사랑해도 결혼 전까지는 줄 수가 없는 처지. 결국 밤새도록 순결한 정자를 얻기 위한 미녀 에일리언의 온갖 고문과 육탄전이 펼쳐지는데… 

 과연 숫청년 영건은 미녀 에일리언의 유혹을 뿌리치고, 이 순결한 지구를 구할 수 있을까?"


라고 네이버가 설명해줬다. 적절한 요약인 것 같다. 요약된 걸 보니 좀 유치해 보이긴 하네.

영화의 스토리는 영화를 보고 잘 알았고, 뒷 얘기들은 영화를 보고 나서 알게 되었다. 역시 무엇이든 뒷 이야기가 재미있다. 관객과의 대화에서는 영화가 지향하는 바, 감독이 지향하는 바가 상업성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고, 북미 진출에 성공(ㅎㅎㅎ)했다는 것도, 주연여배우는 실상이 더 이쁘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또 하나 놀라운 것은 이 영화는 시나리오 없이 약간 즉흥적으로 만들어졌다는 사실이었다. 전혀 생각지 못했던 방식이지만 막상 그렇게 찍었다고 하니 그럴수도 있겠구나 싶었다. 관객의 많은 질문과 제작진의 성실한 대답이 오고갔다. 영화에 내포된 철학적, 심리적인 의미에서부터 연출의 세세한 부분까지도. 

영화의 내용과 논리를 파고들기에는 이럴 수도 있고 저럴 수도 있는 SF영화이기 때문에 큰 의미는 없고, 보는 사람이 생각하는대로 그대로 생각하고 믿어버리면 되겠다. 감독 스스로도 영화가 담고있는 교훈이나 그...뭐라그러나 그런거... 여튼, 영화를 통해 '하고싶은 말' 같은 것을 두고 있지 않았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러면서도 은근히 여러가지 의미를 두는 것 같기는 했다. 

별로 찾아보고 싶지는 않았지만 글을 조금 더 길게 쓰려고 찾아본 기사에서 이 영화의 제작비가 오백만 원이라는 사실을 알았다. 감독이 이야기 하길, 집에서 찍었으니 돈들일이 별로 없었다고 한다. 이 감독님은 참 재미있고 말하는 게 내 스타일이야. 생긴것도 굿. 뭐. 영화가 재미있다고 생각하는건 저예산이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높은 만족도를 얻었다는 의미도 있다. 하지만 그보다는 내 취향이 이런거라는게 더 크다.

집에 오는 기이이인 시간 중 많은 시간을 이 영화에 대해 이야기 하는데 소비했다. 내용에 대해 이야기 하고, 촬영 방식에 대해 이야기 하고, 못한 질문에 대해서도 이야기 하고, 도대체 모니카(성은 하哥다)의 가방은 왜 무거웠을까? 척추는 왜 뽑혀져 나온걸까? 왜 요원들은 집요하게 등을 노리는걸까? 코로 캡사이신 세트 마시는 장면은 진짜인가? 등의 사소한 궁금증 들에 대해서도 무차별적으로 이야기하고 우리 스스로 대답했다.

이 영화는 저예산 영화답게 세련되지 못하고(저예산 영화로 치면 제법 세련됐다) 규모도 작지만 다양한 재미를 가지고 있다. 한 번 더 감독의 말을 빌리자면 '관객마다 원하는 영화스타일이 다르고 좋아하는 장르가 다르니 취향대로 골라먹는 재미'를 준거다. 잡스럽다는 말이다. 그래도 재미있다.

라스트 갓 파더보다 많이 웃었고, 헬 드라이버보다 피 색깔이 리얼했으니, 7광구보다 별점은 높게 줄꺼다.




마지막으로 이 영화가 정식 개봉한다는 게 매우 큰 경사인가보다. 그래서 나도 응원해주고 홍보도 해주고 싶다. 영화 제작과 영화 관람은 돌고도는 거니까. 적은 돈을 들였으니 딱 다음영화 제작비 정도만 벌기를 바란다. 영화 편력이 없는 사람이라면 돈주고 봐도 아깝지 않을 영화이다. 재미있는 재미, 까는 재미가 있다. 혹은 뜨고 있는 네티즌 마케팅의 수법으로 나는 재미있게 봤으니 까고 싶으면 "니 눈으로 직접 보고 까자" 같은건 여기에 적합하지 않나? 끝.




  

"임신과 출산에 대해서 잘 모르시는 것 같아서 말씀드리는 건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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