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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피판PiFan(http://www.pifan.com/)은 관심이 가는 영화가 몇 없다. 작년까지는 안내 책자만 봐도 관심 가는 영화가 많았는데 올해는 예고편을 찾아봐도 별로다. 근데 흥행은 잘되나 보다. 주말 프로그램은 거의 다 매진이고, 평일에도 퇴근 시간 후 상영 영화는 관객이 꽤 차는 것 같다. 싫지만 좋다.
별로인 와중에 몇 편 골랐다. 그중 '노란 코끼리'. 순전히 미야자키 아오이만 보고 골랐다. 이 영화는 보기 전이나 보면서 엄청 재미없을 것 같았는데, 막상 재미없다는 생각은 안 든다. 그렇다고 재미있다는 건 아니고, 그냥 심심하다. 대략의 내용은,
소설가인 남자와 직업 없는 여자가 여자의 집에서 반대하는 결혼을 하고 시골로 내려왔다. 남자는 옛사랑에 대한 미련을 가지고 있고, 여자는 어렸을 적 앓았던 질병과 노란 코끼리와의 판타지한 만남으로 인해 생물들과 대화를 할 수 있다. 즐겁고 화목하다. 그렇게 서로 잘 챙기고 아끼지만 그런 생활이 둘의 관계를 점점 무겁게 만든다. 숨기는 것이 많아지고 불안감이 증가하고 싸우고 멀어진다. 하지만 결국 각자의 문제를 스스로 해결하고 다시 평범하게 잘 산다. 끝
이런 영화를 보면 분석하고 파고 드려는 이성보다는 그냥 그 자체로 느끼려는 감성이 앞선다. 특히 일본 영화들이 이런 게 많다. 어디가 클라이맥스인지, 어디서 감정선이 폭발해야 하는지가 뚜렷하게 나타나지 않는 저자극의 영화들. 사실 이런 영화가 어떤 면에서 나와 맞기도 하다. 그러고 보면 이런 느낌의 일본 영화를 참 많이 봤다. 도심보다는 조용한 교외를 배경으로 하는 영화, 뛰지 않고 천천히 걷는 영화, 고성 없이 속삭이는 영화. 다 이런 스타일이다. 이런 느낌의 영화를 좋아하는 가장 중요한 이유는 무엇보다 예쁘고 매력적인 배우 때문이다. 그 배우의 일상을 보여주는 영화라면 재미없어도 그냥 재미있어 보인다. 이 영화도 마찬가지고.
그냥 보이는대로 봤다. 나름 영화를 통해 말해주고 싶어하는 의미도 있는 것 같고, 배우들도 최선을 다해 연기하는 것 같았지만, 특별히 인상 깊은 것 없이, 그냥 보이는 대로 봤다. 그 와중에 몇 가지 생각나는 건, 시골생활에 대한 욕구 증폭과 일본 풍경(시골의 집)에 대한 부러움이 있었고, 바다에 가는 장면에서 작은 트럭을 타고 시원하게 달리다가 기어라고 판단되는 장치를 드드득 하니까 갑자기 속력이 줄어드는 걸 보고 '엥 저게 뭐지? 저런 기어 시스템이 있나?'라는 생각을 했다. 그리고 예쁜 남자배우, 여자배우.
가끔 빨리 끝났으면 좋겠구나 라는 생각이 들기는 했지만 재미있다. 별점 오점 만점에 세 개와 사 분의 삼 개다.
찾아낸 트레일러는 무자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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