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책과 영화

모순

KYOOSANG 2026. 7. 8. 19:29

양귀자, 쓰다, 1998 1판, 2013 2판

예전 속초 야유회 때 동아서점에 들러 산 책이다. 사실 고를 때는 원미동이 사람들을 쓴 양귀자의 신간인가 싶어 집었다. 작가에 대해 잘 몰라서 한 생각이었다. 1판은 1998년이고 2판만 129쇄다. 오래된 유명한 작품인걸. 그래 난 몰랐다.

시작부터. 아. 이런 게 소설이지. 하는 생각이 든다. 말빨로 풀어가는 이야기가 좋다. 여유가 있다.

언제나 느끼는 것이지만, 소설가는 대단하다. 위대하다. 사람을 만들고, 사람의 삶을 만들고, 그 사람이 사는 세상을 만들어내는 것이. 그걸 읽는 사람에게 느낌을 줄 수 있는 문체로 쓸 수 있다는 것이 대단하다. 그런 작가들 때문 문체라는 것이 잘 느껴지지 않은 소설을 접하면 실망하거나 평을 낮춘다. 글이라는 게 쉽지 않다.

제목을 먼저 짓고 글을 쓴 건지, 글을 쓰고 제목을 지은 건지. 이야기는 재미있지만, 제목의 의도가 쉽게 와 닿지는 않는다. 안진진의, 그 주변의, 그녀가 바라보는, 파란만장한 여러 이야기가 재미있고 슬프고 안타깝다. 그런 이야기들이 결국 이모에 대한 몇 마디 말로 마무리되는 것이 아쉽다. 그리고 엄밀히 말하자면 이야기의 대부분이 모순의 상황은 아닌 것 같다고 생각했다. 모순이라는 것이 명확하게 대립하는 것이 한 상황에서 일어나야 하는 것인데, 이야기에서 말하고자 하는 모순은 그렇지 않아 보인다. '이렇게 보면 좋지만 이렇게 보면 나쁘잖아.'라고 하는 관점에 따른 반대어가 아닌가 싶다. 아. 사실 잘 모르겠다. 하여튼, '나쁘지만 좋다.'라고 하는 건 모순이 아니잖아. 이런 것으로 감히 작품을 평할 수는 없는 거지만 소심하게라도 꼬집어보고 싶었다.

편하다. 안진진이라는 아는 누나가 자기의 일상적이지 않은 일들을 아주 일상적으로 얘기해주는 것같이 글이 편했다. 그래서 어느 순간 생각이 읽고 있던 소설에서 벗어나 작가님은 이 문장을 쓸 때 어떤 표정이었을까 싶을 때도 있었다. 한 문장 쓰고 혼자 킥킥대고 있지는 않았을까? 그런데도 안진진의 손에 등기가 쥐어졌을 때는 작가님이 너무 원망스러웠다. 그렇게 쉽고 편하게 이야기를 만들다 보니 뭐 하나 자극적인 걸 넣어야겠다고 생각한 건 아니었는지, 그럴 바에는 그냥 전체적으로 난해하게 쓰시지. 라고.

안진진, 안진진의 엄마와 아빠, 동생 진모, 이모와 이모의 두 자식, 이모부, 나영규와 김장우 모두 반갑고 친근했고. 모두 잘 지내면 좋겠다.


'책과 영화' 카테고리의 다른 글

죽은 나무숲의 죽다 만 여우  (0) 2026.06.29
전국축제자랑  (1) 2025.11.08
H&M Close the Loop 광고  (0) 2017.06.01
This One Summer, 그해 여름  (0) 2016.02.22
BiFan 개막작, 문워커스 Moonwalkers  (0) 2015.10.05
공지사항
최근에 올라온 글
최근에 달린 댓글
Total
Today
Yesterday
링크
«   2026/07   »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
글 보관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