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명이 얼마 남지 않은 아현육교에서 서울역 쪽을 바라보면 층을 이루며 들쑥날쑥한 모습이 보기 좋다(녹지가 더 많으면 좋을 텐데). 일상에서 도시를 한 눈에 볼 수 있는 장소가 있다는 것은 도시를 이용할 수 있는 색다른 방법이 하나 더 있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넓은 도로를 더 힘들게 건너가라고 만들어 놓은 시설을 일상적인 도시의 풍경을 감상하는 감성 돋는 장소로 사용한다니 그럴싸하다. 도시는 만든 사람이 어떤 목적으로 만들었든 반드시 지켜야 할 규칙(그런 거) 안에서 내 마음대로 사용하면 된다. 도시 공간에 관심을 가지고 이해하려고 하면 나만의 방식으로 도시를 사용할 수 있는 방법이 많아진다.
자리를 못 잡고 있던 시디플레이어를 고정했다. 더 할당할 벽이 없어서, 과감하게 사용 안 하는 문틀에 박았다. 벽보다 고정도 쉽고, 좋은 선택이었다. 무인양품의 많은 제품이 그렇지만 이 시디플레이어는 정말 쓰잘데기 없이 비싸다. 인테리어 디자인 소품으로서의 가치를 제외하면 기능, 사용 편의, 음질 등에서는 별로 좋은 게 없다. 왜 쓰냐면, 그냥 있으니까 쓴다. 왜 이게 있느냐면 무인양품 빠순이가 컬랙션으로 샀기 때문이다. 그 빠순이는 어쩌면 이걸 사고 단 한 번도 플레이 버튼을 안 눌러 봤을지도 모른다.
조카들에게도 주지 않은 어린이날 선물을 내가 가지려고 하나 샀다. 이게 뭔 시리즈인지는 모르겠고, 건담하고 관련 있는 건 확실하다. 건담은 사 놓으면 먼지가 엄청 쌓일 것 같아서 먼지 닦기 좋게 생긴 걸로 골랐다. 반다이에서 만들었으니, 메이커네. 아. 일제 관절 프라모델은 감탄이 절로 나온다. 이리저리 움직일 수 있게 만든 메카니즘이 대단하다. 오랜 시간 수많은 제품이 나왔으니 그러려니 할 수도 있지만 새삼스럽게 또 대단하다. 껍데기에 가려져 겉으로 드러나지 않는 부품까지도 설비 모양을 다 찍어 놓은 '집착'도 대단하다. 역시 일제가 최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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