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지 않은 앞머리가 거추장 스러워 여동생 머리띠를 하나 빌려 착용하고 있다. 처음엔 웃기기도 하고 내가 무슨 머리띠를 해야 하는 단발도 아니고...하는 생각에 거울을 보며 억지스러운 미소를 지어보기도 했지만 그것도 한두번이지 매번 하고 있는 머리띠에 이제는 당연하다는듯한 어머니의 눈길도 그렇고 여동생도 링으로 된 머리띠 하나 사줄까 하는 진담섞인 농담을 하기도 한다. 물론 더 깊이 들어 가보면 내가 머리띠를 왜 하고 있는지 짐작이 간다. 외출하기 전에 사람들을 만나러 갈때면 짧은 머리를 일자로 세워올리고 나간다. 깔끔한 이미지를 보여주기 위함도 있지만 내가 나 자신을 바라 보았을때 느끼는 자신감 이마를 드러 내놓고 난 후의 내 솔직해보이는 모습이 좋아서 그냥 그렇게 밝아 보이고 솔직해 보이는 모습이 좋아..
이상하게도 오늘 나와 접한 모든 사람들은 (나를 비롯해서) 기분들이 우울하고 짜증나고 드러웠다. 어머니도 아버지도 소선이도, 우리 개조차도(사람은 아니지만)우울해보이더라, 버스기사 아저씨도 55번 버스를 탄 승객도, 지하철 문닫는 아저씨도, 최악의 월요일 아침을 맞은 나와 같은칸에 타 있는 사람들도, 택시기사 아저씨도, 회사동료들도, 보라도, 윤정이도, 누구도 누구도, 누구 하나 기분좋은 사람이 없었다. 나, 나는 오늘 최고의 하루를 보낼 수 있으리라는 기대감에 눈을 뜨고 준비를 하고 밥을먹고, 누구의 기분도 개의치 않고 즐거움을 준비하고 있었는데. 8시 신도림을 떠나 8시50분 역삼에 도착한 비호감 녹색 지하철2호선 덕분에 최악의 하루를 보냈다. 오늘은 바로 그런날이다. 누구도 즐거워서는 안되고, 행복..
어느날 그냥 그런마음에 무심코 끝이지 뭐. 라고 하면 그냥 그렇게 끝이나겠지? 아무렇지도 않게 말야. 싫지도 않고 좋지도 않고. 그냥 그렇게, 아무렇지도 않게. 나야 별 상관은 없지만. 그래도 맺고 끊음은 확실하게 해주자고. 분명 그때도 난 웃고 있을꺼니까. 그냥 적당하게 살며시 웃으면서 "안녕!" 이라고만 해. 그럼 뒤도 안돌아보고 끝낼꺼야. 더이상 미련도 갖지 않고. 다신 찾지도 않겠지. 꼭 웃으면서 말해. 안녕. 안녕히 가세요. [2006년2월 싸이월드 페이퍼에 게시했던 글을 옮겼습니다.] ⓒkyoosang
사람을 만나면 종로에서 자주 만나곤 한다. 평일이건 주말이건 언제나 붐비는 곳에서 있다 보면 내가 누굴 기다리더라도 시간 가는줄 모르고 재미도 있을뿐더러 습관과도 같은 1호선 라인의 편안함이란 ... 20대 중반이 넘어가면서 부터 시간관념도 조금씩 달라지기 시작했다. 예전엔 약속 시간에 마춰 부랴 부랴 뛰어 가고 날라 가고 (?) 하다 보면 매번 늦고 기다린 사람에게 미안한 마음이 앞서 그날 그 만남이 즐거움으로 부터 시작되지는 못했다. 하지만 요즘은 30분정도 먼저 나와서 서점가서 읽고 싶은 책을 둘러 본다거나 답답하면 나가서 담배 한대 피고 사람구경 하면서 있는게 재미꺼리가 되면서 기다린다는것이 또는 여유롭다는것이 꽤나 즐겁다는걸 느꼈다. "급하게만 걸어왔구나 이것저것 챙기지도 못하고" 급하게 왔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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