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무 살 겨울에 처음 남이섬을 갔었다. 그때 눈이 아주 많이 쌓여 있었다. 선착장에도, 메타세콰이어 길에도, 넓은 잔디 벌판에도 온통 눈이었다. 그땐 사진에 관심이 없던 때라 사진 한 장 안 찍고, 매서운 강바람과 싸우다가 다음 배를 타고 바로 나왔다. 그다음엔 제대 후에 갔었는데, 유령의 집 같은 게 있었고, 영업은 안 했지만 수영장도 있었던 기억이 난다. 동네 구멍가게 같은 게 매점이었고, 타조는 자유분방하게 풀어 키웠었던 걸로 기억한다. 넓은 잔디 벌판에 돗자리 깔고 엎어져 있었는데, 곳곳에 야유회 나온 직딩 그룹이 뜀박질하고 수건돌리기를 하고 있었다. 가물가물하지만 출장 부페도 봤던 것 같다. 그다음은 대학 졸업할 때 쯤 혹은 그 전의 여름. 무쟈게 더웠다. 그땐 일행이 많아서 미친 듯이 웃고 떠..
부천에는 많은 꽃 축제가 있다. 진달래, 장미꽃, 복사꽃도 있었나? 벚꽃 축제도 있었던 것 같다. 조금은 인공적인 경치인 것 같지만, 막상 그 꽃밭 안에 들어가 보면 기분이 좋다. 원미산이라고 부천 사는 사람은 대부분 알만한 뒷동산에 진달래를 잔뜩 심어서 꽃동산을 만들었다. 소문만 듣고 처음 가는 거라서 별로면 가차 없이 까야겠다고 생각했는데, 제대로였다. 제대로 된 진분홍 꽃동산이었다. 사람도 많고 복잡했다. 유치원에서 소풍도 많이 나왔더라. 입구에는 먹을거리를 파는 포장마차들로 개판이었다. 근데 개판이면 어때. 배고픈데. 먹어야지. 진한 핑크를 배경으로 울고불고 북적북적. 옥수수냄새, 막걸리 냄새, 보기 좋고 듣기 좋고, 향기도 좋다. 그리고 평일 대낮 시간에 꽃구경을 할 수 있는 사람이 이렇게 많은..
홍대 어울마당길을 따라 허름한 무허가(였던?) 건물들이 아직도 남아있는 건 대단한 일이다.바꾸고 싶은 대로 바꾸고, 제각각 꾸며놓은 모습을 보면 재미도 있다. 흔한 가로 설계를 하라고 하면, 보도블록 깔고 가로변 녹지공간도 조성하고 광고물도 정비하고 외관 개선도 하겠지만, 여기에 단정하고 세련된 이미지를 원하는 계획이 무슨 필요냐. 감 좋은 주인들이 알아서 잘 만들어 가는데 말이다. 몇 개 센스 없는 가게가 물 흐리고 있지만, 그것도 자연의 섭리인 양 받아들여야지. 어디든 오래 그냥 두는 게 제일 좋다. 가끔 가던 '베르..뭐시기의 집'과 'Bar다'라는 작은 바도 딱 잘 어울리게 이 곳에 있다. 꽤 오래된 것 같다.여긴 입구도 잘 못 찾겠고 들어가는 계단이 좁고 높다. 그래서 불편하고. 그래서 가기 싫..
눈이 오면 세상이 변한다. 너희가 마음껏 못나게 만들어봐라,눈을 내리게 해 예쁘게 만들어줄 테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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