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래창작촌은 겉보다 속이 더 알찬 곳이다. 이곳은 계획에 의해서가 아닌 필요에 의해서 자연스럽게 만들어진 동네이다. 초기 공장에서 일하시는 분들의 의아해하는 눈초리가 시간이 지나면서 친근한 눈빛으로 변해가고, 주민들과 함께 예술 축제도 만들어간다. 동시에 각자의 예술 창작활동도 열심히 하고 있다. 동네가 점차 구색이 드러나기 시작하니. 지원이 들어온다. 하지만 시(구)의 '이해가 부족한' 지원은 없어도 되는 갈등을 유발한다. 그냥 내버려 두시지. 그럼. 개발의 압력과 관과의 갈등 속에서 과연 이 동네의 미래는 어떻게 될 것인가. 201303문래창작촌Nikon F100/Nikor 50.8Dⓒkyoosang
스무 살 겨울에 처음 남이섬을 갔었다. 그때 눈이 아주 많이 쌓여 있었다. 선착장에도, 메타세콰이어 길에도, 넓은 잔디 벌판에도 온통 눈이었다. 그땐 사진에 관심이 없던 때라 사진 한 장 안 찍고, 매서운 강바람과 싸우다가 다음 배를 타고 바로 나왔다. 그다음엔 제대 후에 갔었는데, 유령의 집 같은 게 있었고, 영업은 안 했지만 수영장도 있었던 기억이 난다. 동네 구멍가게 같은 게 매점이었고, 타조는 자유분방하게 풀어 키웠었던 걸로 기억한다. 넓은 잔디 벌판에 돗자리 깔고 엎어져 있었는데, 곳곳에 야유회 나온 직딩 그룹이 뜀박질하고 수건돌리기를 하고 있었다. 가물가물하지만 출장 부페도 봤던 것 같다. 그다음은 대학 졸업할 때 쯤 혹은 그 전의 여름. 무쟈게 더웠다. 그땐 일행이 많아서 미친 듯이 웃고 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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