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고주스 하나 먹겠다고 30km를 쉬지 않고 달렸다. 일 년에 한 번 올까 말까 한 제주 여행에 이 무슨 비효율적인 코스냐. 그렇다고 눈깔이 튀어나올만한 엄청난 맛도 아닌 정말 그냥 오리지날 망고 맛이다. 참내원참. 그래도 가보고 싶었다니 당연히 화는 (전혀)안 난다. 여행하다보면 이동하는 동안에 느끼고 얻는 게 더 많으니. 그래도 온 김에 뭐라도 더 해보려고 모슬포항에 갔더니만 이미 장이고 식당이고 문을 다 닫고 있었다. 아직 해도 안 졌는데. 그래서 고대로 30km를 다시 달려 집으로 왔다. 굿. 2015ⓒkyoosang
이번에 섭지코지쪽에 간 목적은 수족관 하나였기 때문에 여기서 뭘 더 할 생각을 하지 않았다. 하나 고민했던 것은 안도 다다오가 설계한 글라스 하우스라는 곳을 가볼까 말까 한 거였다. 거기까지 가기에 수족관에서 걷기는 멀고, 가까이 난 해안도로에 들어가도 되나 안 되나 긴가민가 했다. 그냥 가보기로 하고 긴가만가한 북쪽 해안도로를 타고 가서 가장 가까운 지점의 공터에 차를 세웠다. 아무 문제 없었다. 일단 와보길 잘했다. 접근하는 동안 건물 주동이 계속해서 방향을 바꾸며 보이는 게 기대감을 높인다. 멀리서 느껴지는 전체적인 배치와 공간감, 형태, 질감 같은 건 좋은데, 막상 가까이서 접했을 때의 마감이 (생각보다는)별로여서 최종적으로는 실망했다. 1층의 전시공간은 사람을 많이 끌어들이지 못하는 것 같다. ..
-어쩌다 생각 없이 부천판타스틱국제영화제의 개막식 티켓 예매를 시도했는데, 돼 버렸다(기사에 따르면 8초 매진).개막작은 문워커스(영화소개).턱이 강해 보이는 낯익은 배우와 헤리포터의 친한 친구가 나이 든 얼굴로 주인공이다.달 착륙 음모론을 주제로 하는 영화다.경쾌한 영화. 타격감도 있고 재치도 있다. 머리를 막 박살내고 좋다.보통 단순하고 명쾌한 스토리를 재미있는, 재치 있는 연출로 표현해낸 영화는 만족스럽다. 이 영화가 그런 영화. -그 시대에 영국에서는 마약을 엄청 많이 했나 보다. 육칠 십 년대 배경의 마약 하는 영화가 많아.경기가 좋아 잘 살다 보니 정신이 해이해졌나. 아님 힘들어서 일탈에 빠졌나. -60년대에 달 착륙이라니 새삼 거리감이 느껴진다. 60년대에 우리나라에서 가장 뛰어난 기술이 뭐..
청와대 옆 공근혜 갤러리에서 배병우 작가의 사진전을 하고 있다는 걸 알고는 벼르다가 어느 날 아침 일찍 갔다.간 김에 삼청동에서 안국동으로 연결되는, 매번 같은 코스의 길을 똑같이 슬슬 걸었다. 정말 오랜만에 간 거였는데, 그대로일 것들은 그냥 그대로였고 어떤 데는 꽤 많이 바뀌어 낯설었다.그래도 좋은 분위기는 여전하다.관광객으로서도 계획가로서도 너무 깐깐하게 굴지 않는다면 딱히 흠잡을 데가 없는 동네인 것 같다. 깐깐하게 군다면 당연히 불만투성이. ------- 원래 안 그랬는데, 요새는 어딜 가면 맛있는 집에 대한 기대감이 좀 있다(그래서 실망도 더 크고).자주 가봐서 익숙한 경치의 동네도 맛있게 먹을 생각으로 가다 보니. 새롭고 좋다. 201503kyoos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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